
의료폐기물 문제를 생각할 때 ‘디자인’이라는 분야는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의료현장에서 발생하는 의료폐기물의 상당수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즉 제품 디자인 단계에서 이미 폐기량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디자인이란 단지 외형의 문제가 아니며 소재의 조합, 사용 방식, 분리 가능성, 1회용 여부, 포장 상태 등 모든 구조적인 요소를 포함한 기능적 설계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수술에 사용되는 키트, 주사기, 수액 세트, 혈액백 등은 대부분 멸균을 위해 일회용으로 설계되며 복합 재질로 만들어져서 분리배출이 어렵고 소각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경우 소모품 하나를 위해 과도한 포장재가 동반되고, 사용 후엔 모두 의료폐기물로 분류되어 특별 관리가 필요해집니다. 결국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