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폐기물

의료폐기물 처리 업체 계약 전 확인해야 할 항목 10가지

dolcesommar 2025. 7. 3. 05:00

 의료기관은 매일 진료와 처치를 통해 다양한 폐기물을 배출합니다. 그중에서도 사용된 주사기, 혈액 묻은 거즈, 절제된 조직, 폐약품 등은
감염성 또는 위해성을 지닌 물질로 분류되어 「폐기물관리법」상 지정폐기물, 즉 의료폐기물로 관리됩니다. 의료폐기물은 단순히 일반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반드시 환경부의 허가를 받은 전문 처리 업체를 통해 수거, 운반, 소각 등의 과정을 거쳐야만 법적으로 ‘처리 완료’가 인정됩니다.

 

 그런데 실제 현장에서는 “수거만 잘해주면 되는 거 아니냐”, “처리 업체가 알아서 다 해주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계약을 맺는 병원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의료폐기물 처리 계약은 단순한 용역계약이 아니라, ‘법적 책임을 위탁하는 행위’이자 ‘행정적 위반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는 안전장치’입니다.

 

 이 글에서는 의료기관이 의료폐기물 처리 업체와 계약을 맺기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10가지 핵심 항목을 안내드리겠습니다. 계약 시 이 항목들을 꼼꼼히 점검하신다면, 향후 행정처분, 과태료, 민원 등 불필요한 리스크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의료폐기물 처리 업체 계약 전 체크리스트

 

 

의료폐기물 처리 업체가 환경부 허가를 받았는지 확인하셨나요?

 의료폐기물은 일반폐기물과 다르게 반드시 환경부로부터 ‘지정폐기물 처리업 허가’를 받은 업체만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는 폐기물관리법 제25조에 명시된 사항으로, 무허가 업체와의 계약은 배출자에게도 형사처벌이 부과될 수 있는 중대 위반입니다. 계약 전에는 업체 사업자등록증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환경부 ‘올바로(Allbaro)’ 시스템이나 관할 지자체 환경과에 문의하여 정식 허가 여부, 허가 범위(소각/운반/멸균 등), 허가 유효기간까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RFID 시스템과 올바로 연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지 체크하셨나요?

2025년 현재, 모든 의료폐기물 배출과 처리 이력은 RFID 태그 기반의 전자 기록 시스템과 ‘올바로 시스템’ 연동을 통해 실시간으로 관리됩니다. 따라서 처리 업체가 RFID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배출–수거–운반–소각 전 단계에서 자동으로 데이터를 등록하고 전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소형 병원에서는 RFID 등록을 자체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RFID 태그 부착 및 전산등록까지 대행해 주는 업체인지 여부도 중요한 체크 항목입니다.

 

냉장 수거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인지 확인하셨나요?

 감염성 의료폐기물은 일반 온도에서 보관하거나 운반할 경우 2차 감염 및 악취 발생 우려가 높아지기 때문에, 냉장 기능이 있는 전용 수거 차량을 이용해야만 법령상 적법한 운반으로 간주됩니다. 2023년부터는 환경부 고시에 따라 냉장 운반 차량이 의무화되었으며, 소각장 도착 시 차량 온도 기록이 시스템에 자동 등록되어야 합니다. 계약 시에는 업체가 실제로 냉장 수거 차량을 운용 중인지, 해당 차량이 정기 점검을 받고 있고 운행 기록이 올바로 시스템에 남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의료폐기물 수거 주기와 배출량에 맞는 계약 조건을 제시받으셨나요?

 소형 병원은 의료폐기물 배출량이 적기 때문에, 일반적인 대형 병원 계약 조건과는 맞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도 일부 업체는 일률적인 수거 주기나 최소 수거량 조건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계약 전에는 반드시 우리 병원의 배출 특성에 맞는 유연한 수거 주기 설정이 가능한지, 수거 건당 단가, 월 최소 수거 횟수, 정기 미수거 시 위약 조건 등이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셔야 합니다.

 

의료폐기물 용기를 별도로 제공하는지, 비용은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하셨나요?

 의료폐기물은 환경부가 규정한 전용 용기(규격 봉투, 손상성 전용 통, 냉장 보관함 등)를 사용해야만 수거가 가능합니다. 일부 업체는 이를 무료로 제공하지만, 다른 업체는 별도 비용으로 구매하도록 하거나, 일정 수 이상 배출 시 추가 요금을 부과하기도 합니다. 계약서에는 반드시 제공되는 용기의 종류, 수량, 교체 주기, 파손 시 대응 방식이 명확하게 포함되어 있어야 하며, 별도 비용 발생 시 단가와 청구 기준을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나중에 분쟁을 피할 수 있습니다.

 

의료폐기물 관련 법령 교육이나 행정 지원이 가능한 업체인지 확인하셨나요?

 의료폐기물 관리는 처리만큼이나 행정 보고와 교육 이수가 중요합니다. 병원 관리자, 시설 담당자, 간호조무사 등이 정기적으로 관련 법령 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올바로 시스템 입력, 수거 이력 보고, 보관 기한 관리 등 실무 행정도 정확히 이행되어야 과태료를 피할 수 있습니다. 일부 처리 업체는 계약 병원을 대상으로 무료 법령 안내 교육, 자료 제공, 관리자용 매뉴얼 전달 등 추가적인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처리만 해주는 업체’인지, 아니면 ‘행정까지 도와주는 파트너’인지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료폐기물 처리 업체의 위반 이력 및 행정처분 기록을 조회해보셨나요?

 처리 업체가 과거에 의료폐기물 관련 위반 행위로 행정처분이나 형사처벌을 받은 이력이 있다면, 그 불이익은 병원에도 전가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거업체가 다이옥신 기준을 초과하거나, 운반 기록을 조작한 것이 밝혀질 경우, 계약 병원 역시 관리 책임을 다하지 않은 배출자로 분류되어 지자체의 감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계약 전에 환경부의 공개 자료나 지자체 홈페이지에서 해당 업체의 과거 위반 사례, 경고 이력, 교육 이수 여부 등을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계약서에 “위반 발생 시 병원 책임 없음” 조항을 추가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계약서에 포함된 ‘책임 범위’와 ‘분쟁 시 조치’가 명확한가요?

 계약서에는 단순히 수거 날짜나 비용만 적는 것이 아니라, 법령 위반 시 양측의 책임 범위, 수거 지연, 수거 거부, 폐기물 분실 시 대처 방식, 계약 해지 조건과 위약금 규정 등이 반드시 포함되어 있어야 합니다. 특히 “수거 지연으로 보관 기한을 초과했을 경우 누가 책임을 지는가” 같은 항목은 나중에 행정처분을 피하는 데 매우 중요한 근거가 되므로 계약서를 받았을 때 반드시 항목별로 읽고, 누락된 조항은 직접 요청하셔야 합니다.

 

의료폐기물 처리 비용 체계가 투명하고 이해하기 쉬운지 검토하셨나요?

 처리 비용은 보통 기본 수거비 + 중량 단가 + 용기 사용료로 구성되며, 계약 시 제시되는 금액은 VAT 포함 여부, 단위당 계산방식, 기본요금 기준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계약 전에 “월 얼마”만 듣고 넘어가지 마시고, 기본요금 외에 추가로 청구될 수 있는 항목이 무엇인지, 예외 비용(야간 수거, 긴급 요청 등)은 얼마인지 상세하게 설명 받으셔야 계약 이후 예기치 않은 청구서에 당황하지 않게 됩니다.

 

계약 이후의 관리 방식(보고, 점검, 사고 대응)이 정리되어 있는지 확인하셨나요?

 계약은 시작일 뿐입니다. 실제로는 계약 이후 어떻게 보고가 이뤄지고, 점검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응하며, 사고가 발생했을 때 업체가 어떤 절차로 움직이는지가 더욱 중요합니다. 좋은 처리 업체는 병원 측에 정기 리포트, 월별 배출 통계, 보관 기한 알림, 점검 대응 서류 샘플 등을 제공하며, 현장 점검이 뜨면 병원과 함께 대응해 주는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계약 이후의 서비스’ 여부는 단순한 금액보다 훨씬 큰 가치와 신뢰를 제공하는 요소입니다.

 

 

 의료폐기물 처리는 단순히 "버리는 일"이 아닙니다. 병원에서 발생한 감염성 폐기물을 처리한다는 것은, 결국 환자 안전과 지역사회의 환경, 공공 보건을 보호하는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료폐기물을 위탁 처리하는 과정은, 비용보다 법적 안정성과 책임 전가 구조가 핵심입니다.

 

 특히 2025년 현재는 모든 의료폐기물의 배출부터 처리까지의 이력이 전자 시스템(RFID + 올바로)으로 실시간 추적되고 있으며,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작은 오류조차도 환경부나 지자체 점검에서 고스란히 적발될 수 있습니다. 이때, 계약한 처리 업체가 제대로 등록을 안 하거나, 냉장차 없이 수거하거나, 처리 시설이 법적 기준을 초과하는 배출을 하게 된다면, 그 피해는 결국 병원 운영자에게도 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의료폐기물 처리 계약은 단순히 "누가 수거해 주느냐"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 병원의 법적 리스크를 함께 책임질 수 있는 믿을 만한 파트너를 고르는 과정”이라 봐야 합니다. 또한, 계약 전 항목들을 확인하고 문서화해 두는 것은 향후 문제가 발생했을 때 병원의 책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증거이자 방패막이가 됩니다. “처리 업체가 다 알아서 해줄 줄 알았다”라는 태도는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법은 ‘의무를 이행했느냐’만 따지지, ‘몰랐다’거나 ‘외주였으니 책임이 없다’는 주장을 인정해 주지 않습니다. 병원이 작든 크든, 일단 의료폐기물을 배출하는 순간부터 관리 주체로 간주되며, 그에 따르는 책임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따라서 계약 전 10가지 항목을 꼼꼼히 확인하는 일은 단지 ‘준비성’의 문제가 아니라, 법령 위반의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막는 가장 확실한 예방책입니다.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신 병원 관계자분들이 계시다면, 이미 계약한 처리 업체가 있더라도 이번 기회에 한 번 더 확인해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그 확인 한 번이 향후 수천만 원의 과태료, 행정처분, 병원 이미지 훼손을 막는 결정적인 분기점이 될 수 있습니다.